영어 학습 조언은 두 갈래로 갈립니다.
한쪽은 "기초 문법부터 다시 잡아야 한다"고 하고, 다른 쪽은 "문법 따지니까 말이 안 나온다"고 합니다.
둘 다 절반만 맞습니다.
문법 무용론이 놓치는 것
"아이는 문법을 안 배우고도 말한다"는 논리가 자주 쓰입니다. 사실이지만 조건이 다릅니다.
아이는 하루 종일 그 언어에 잠겨 있고, 수년에 걸쳐 그렇게 합니다. 성인 학습자에게 그런 노출량은 없습니다.
노출량이 적은 상태에서 문법 설명 없이 감으로만 익히려면 훨씬 오래 걸립니다. 설명은 노출량 부족을 메우는 지름길입니다. 그리고 성인은 설명을 이해할 수 있으니 안 쓸 이유가 없습니다.
실제로 문법을 아예 배제하고 배운 학습자는 어느 지점에서 정체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통하긴 하는데 계속 틀리는 상태로 굳는 겁니다.
"문법부터"가 실패하는 이유
반대쪽도 문제가 큽니다.
문법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떼는 방식은 대부분 실패합니다. 그리고 성공해도 말은 안 나옵니다. 이게 핵심입니다.
이유는 문법 공부가 대개 재인 훈련이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문장이 맞는지 판단하는 연습이요. 반면 말하기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문장을 만들어내는 인출입니다. 재인을 아무리 해도 인출은 거의 늘지 않습니다.
그리고 문법을 의식하면서 말하려 하면 오히려 느려집니다. 시제와 어순을 점검하는 사이에 대화는 이미 지나갑니다.
회화에 실제로 필요한 문법
문법책 전체가 필요한 게 아닙니다. 회화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항목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꼭 필요한 것
- 기본 어순 (주어-동사-목적어)
- 시제 네다섯 개 — 현재, 과거, 현재진행, 미래, 현재완료 정도
- 의문문과 부정문 만들기
- 관사 a/the의 대략적 감각
- 조동사 can, could, will, would, should
- 전치사 in/on/at의 기본 쓰임
나중에 해도 되는 것
- 가정법 3형식, 도치, 분사구문
- 관계대명사의 세부 용법
- 시험용 문법 규칙 전반
위 목록만 확실히 하면 일상 대화의 대부분이 커버됩니다. 그리고 이건 문법책 앞부분 몇 챕터 분량입니다.
규칙이 아니라 패턴으로
실용적인 접근은 문법을 규칙이 아니라 틀로 익히는 것입니다.
"현재완료는 과거의 경험이나 계속을 나타내며 have + p.p 형태를 쓴다" — 이건 규칙 설명입니다. 시험에는 쓰이지만 말할 때는 못 꺼냅니다.
Have you ever ___? / I've never ___ / I've been ___ing for ___ — 이건 틀입니다. 빈칸만 바꾸면 바로 문장이 됩니다.
같은 문법인데 저장 방식이 다릅니다. 틀로 저장하면 조립 과정이 없어서 바로 나옵니다. 문법을 버리는 게 아니라, 꺼내 쓸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것입니다.
순서를 뒤집으면 됩니다
"문법을 다 하고 나서 회화"는 순서가 잘못됐습니다. 그 순간은 오지 않습니다.
먼저 쓰고, 막힐 때 확인하는 순서가 낫습니다.
- 패턴을 익혀서 씁니다
- 말하다가 자꾸 틀리는 지점이 생깁니다
- 그 항목만 문법 설명을 찾아봅니다
- 다시 쓰면서 고칩니다
이러면 배우는 문법이 전부 내가 실제로 필요했던 것입니다. 동기도 다르고 기억에도 잘 남습니다.
문법책은 처음부터 읽는 교재가 아니라 필요할 때 찾는 참고서로 두시면 됩니다.
정리하면
문법은 필요합니다. 다만 양이 적고, 형태가 다르고, 순서가 나중입니다.
적게, 틀로, 필요할 때. 이 셋이면 충분합니다.
Patto는 문법을 패턴으로 익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규칙을 외우는 대신 빈칸이 있는 틀을 반복해서, 말할 때 바로 꺼낼 수 있는 형태로 저장합니다.